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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회 등대해양문화 웹툰 공모전 청소년부 장려상 '등대지기의 먹물바다엔(정하린 작)'
    • 제5회 등대해양문화 웹툰 공모전 청소년부 장려상 '등대지기의 먹물바다엔(정하린 작)'
      작성자 유지관리 계정
      작성일 2021-08-26 12:15
      조회수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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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가 요동치다 이따금 잔잔해 졌을때 새로 차려입은 비단옷에 바닷물의 비릿한 짠내가 저려질때 쯔음 어느덧 자신의 부모보다 커져버린 한 사내는 옛날, 자신의 할아버지의 텁텁한 바다를 기억해 내었다. 그때, 등대지기 화공이라 불리던 그의 이야기 그가 공들여서 만든 먹물과 종이 사이를 많은 사람들이 값을 매길때쯤 그는 더 이상 차가운 쇠주변에 진동하는 냄새를 맡고싶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의 땀고 눈물이 썩혀있는 그 쇳덩이가 그의 손아귀에 떨어지며 자신의 몇시진, 며칠, 몇년의 고생을 팔려나간다란 생각에. 그 작은 고집이 그의 마음에 물결쳤다. 그 파동에 밀리고 밀리고.. 밀려... 어느 한 섬의 끝에 다다랐을 때, 그의 눈에 비친건 한폭의 여인그림이더라 계속 그녀를 바라보자 한 어부가 말을 열었다. 거기에 뭐가 있습니까? 저기에 한 여자가 서있지않습니까?'란 물음이 입으로 넘겨졌다. 머무를곳은 있소? 제 갈길 가는 그 어부는 그를 불러세워 질문을 하더라 그는 그저 생선을 잡으며 세월을 걷는 남정네중 한명이었다.담배... 선비님은 왜 이 험한 곳까지 오셨습니까? 그냥.. 생각할 것이 있어서 왔소 저 여인도 참... 운 지지리도 없는 여인이지.. 마을에서 똘똘하단 소리를 듣는 아이였습니다... 부모가 전염병으로 죽고 도망치듯 시집가서 남편과 아이둘 낳고 잘 살고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극심한 가뭄으로 아이 둘 죽고 남편놈도 병으로... 그래서 저기에 오르는걸 계속 놔두었소...? 글쎄올시다 말해줘서 고맙소 그 절벽에 눈독들이는건 하지않는것이 좋습니다. 물살도 험하고 바위도 발 디딜대도 많이 없어요. 뭐 한량네들 일은 내가 알 바는 아니지만 딱보니 근심이 가득한 표정인데 그냥 지금 본거 다 잊고 원래 살던곳으로 돌아가는게 좋지않겠습니까돌아가고 싶진않다. 분명히 이러진 않았는데 나의 부모가 물려준 마음도 온전하고 수족도 멀쩡한대도 괜한 욕심에 모든것을 무르고 이곳까지 왔는데... 이제 남은거라곤 옷과 옆전 몇푼에 텅 빈 마음뿐이로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넘쳐난다고 기세등등했던 지난 날들은 어디갔을까. 돈도, 시간도... 거기다 이젠 더 하고픈 마음도 없는데...그것은 자갈이옵니까? 저기에 저 하얀부분은... 하늘이옵니까...? 아름답습니다. 바다 너머엔 그런것들이 있습니까? 언제 내려왔지...? 어... 이 그림이 마음에 드시나요? 돈은 안주셔도 좋으니 가져가셔도 됩니다. 어자피 팔지도 못하는 거라.. 마음에 듭니다.. 허나 왜 팔지 못합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며칠간 내지 못한것처럼 쇳소리와 함께 나고있었다고 한다. 부끄럽지만 이쪽 부근에 실수로 먹을 떨어뜨렸습니다. 팔수 있는 그림이 아녜요.매우 예쁜 그림인걸요.. 제가 볼수없는 것들이 담겨져있어요. 전 이곳을 잘 모르지만... 제가 살던 곳에는 저만큼 잘 그린느 화공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흠집이 나있으면 아무도 사주지 않아요 화공이라.. 요새 신비한 것들이 많군요. 듣도 보지 못한 것들이에요. 하긴... 섬에서 나고 자랐다고..응? 여긴 여울이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바다를 좋아하시나요? 매일 바다를 보러 오신다 하셨으니... 아, 이건 말하지 말걸 바다는... 제겐 익숙하다 못해 당연한 겁니다.. 허나 닿을수 없어요 그렇군요... 제게 남은것도 이 종이 쪼가리들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선비님은.. 왜.... 바다로 오셨습니까..아아... 마치 물에 불려진 비단처럼 무겁기만 하다.. 노을과 바다가 핑글 돌다 그렇게.. 풍덩 그래... 내가 왜 바다, 널 잊었을까.. 저기 봐봐 우와아아 이게 무엇입니까? 바다라는 거다, 바다 아버지! 이것 보세요 포근하고 부드러운게 신기합니다! 아버지..? 이젠 네 스스로 알아보렴 네가 뭘 원하는지... 이 아비는 걱정이구나. 널 언제까지나 품안에 넣고 볼수 없으니깐... 포근하다. 얼음장같이 차가우면서도.. 바다는 이어져있으니.. 그때의 모든것이 돌아오는거구나 어릴적 나의 꿈은.. 내가 원하는걸 하는 바다처럼 고요하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는것이었다. 눈에 짠물같은 먹이 물어, 눈거풀이 무겁고 시큰거려도 그는 그가 원하는대로 나아가기로 하였다. 저기 혹시 이거... 그 여인께 주실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내.. 비록 고민하던 답을 찾진 못했으나 그래도... 좋아했었던 것을 하나 찾게되었네... 라고... 말 좀 전해주십쇼 이를 어쩐다... ... 그 여인에게 주래요? 응.. 쯧쯧.. 왜 오는 사람마다 그 여자를 보게되는건지.. 죽어서도 배를 이끌어주려고 한걸까요. 그녀의 이야기는 더 이상 들려오지 못했지만 할아버지의 시작은 그 그림부터였다. 할아버지는 바다를 그렸다. 크게 뒤를 차지한 일월오봉도도 안견의 그 유명한 몽유도원도도 아닌 먹물로 일궈낸 바다의 향을 적셔냈다.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대지를 등진다는 뜻으로 등대지기라 불렀다. 이게 바다란것이다 물 한덩이 같습니다. 지금은 바다의 작은부분을 종이에 옮겨서 그렇지만 바다는 매우 넓은 곳이란다 그럼 그 너머에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곳에는.. 커다란 아버지의 발자국 한 줌 잊혀진 추억의 비린내 해에 반짝이는 보석들 곱디고운 어머니의 머리카락 따갑고도 미어져가는 짠물 첫실패 첫성공 바다는 날 일깨워주는 마음들이 있단다. 언젠간 그 넓은바다에 가자꾸나. 그곳에 가서 그것들을 네 마음에 담고오자꾸나. 외람된 이야기지만 할아버지는 그 말씀들을 지키시지 못하셨다. 그날 이후, 닷새만에 쓰러지셨으니.. 많은 사람들은 할아버지께서 하늘에 녹아드셨다 하였지만 그의 마음은 바다에 떠다니고 있으니 그 쭈글쭈글하고 투박한 손이지만 누구보다도 세심하고 강인한 정신으로 그려 남겨진 그림, 오늘밤도 그 할아버지의 먹물그림에 귀를 대어본다. 바다의 내음내 대신 먹물과 종이의 향을 맡아본다. 짠물대신 선을 따라 만져본다.. 등대지기의 품에 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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